“너라도 살아” 사망한 포항 중학생 아들과 목숨 건진 엄마…마지막 대화 내용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 참사

엄마와 아들 마지막 대화 내용

“엄마 그동안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난 6일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중학생 아들이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이날 김 모(14) 군은 지하주차장에 차를 뺴러 가는 어머니가 걱정돼 따라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김 군 어머니 김 모(52) 씨는 6일 오후 9시 41분 극적으로 구조됐으나 아들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김 군은 차를 빼기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간 어머니를 따라나섰고 10여 분 만에 물이 빠르게 불어났다.

아들 김 군은 차 문을 열고 어머니를 차에서 꺼냈지만 주차장 입구까지 헤엄쳐서 빠져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팔이 불편한 김 군 어머니는 갈 수 없었고 아들에게 “너라도 살아”라면서 먼저 가라고 말했다.

고민하던 김 군은 어머니에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입구 쪽으로 헤엄쳐 나갔다.

하지만 김 군은 7일 밤 12시 35분 숨진 채 발견됐고 김 군 어머니는 6일 지하주차장 천장 30cm 아래 설치된 배관 위에서 14시간을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김 군 어머니는 자식을 잃고 혼자 살았다는 자책감에 공황장애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김 군은 일반적인 사춘기 중학생과 달리 엄마 껌딱지라고 불릴 정도로 어머니와 사이가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말에는 어머니와 교외 드라이브를 가거나 교회 예배를 드리러 가는 등 엄마와 함께하는 걸 좋아하는 착한 성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인들은 김 군이 엄마를 각별히 챙겼던 이유 중 하나가 평소 혈관 질환으로 몸이 불편했던 어머니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군 아버지는 “집사람이라도 살아서 다행”이라고 말했지만 “아내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하고 힘든 상태라며” 울먹였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기준 태풍 힌남노 사망자 11명, 실종 1명 등 인명피해가 났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 중 포항에서만 9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경주와 울산에서도 각각 1명이 사망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