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 죽는다” 낸시 펠로시 대만 방문에 중국이 강경 대응을 예고한 이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아시아를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이 2일 대만을 방문해 밤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대만 언론들은 오늘 밤 10시 30분(현지 시각) 도착해 3일 오전 8시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 후 오전 10시에 떠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지난 1일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아시아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2일 오후 10시 30분 대만 쑹산공항을 통해 대만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밤 타이베이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숙박 후 다음날 오전 8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 후 오전 10시 대만을 떠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지난달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펠로시 대만 방문 가능성을 보도한 이후 유난히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에서 대만 관련 문제로 “불장난하면 불타 죽는다”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이례적일 정도로 관영 매체들도 미국을 향해 강한 수위의 경고를 날리면서 펠로시 의장의 대중 매파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중국이 유난히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녀가 가진 상징성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대통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다음으로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 인사인 낸시 펠로시 의장은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대만을 찾는 2번째 현직 미국 하원의장이다.

4년 차 하원의원 당시 펠로시 의장은 30년 전인 1991년 베이징에 방문해 톈안먼 민주화 운동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돌발 시위를 벌였다.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

결국 공안에 붙들려 구금됐고 이후에도 인권 문제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현안에 대해 목소리 높여 중국을 압박해 왔다.

지난 2002년에는 당시 중국 부주석이었던 후진타오에게 중국에 구금된 티베트 활동가들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를 전달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고 7년 후 주석이 된 후진타오에게 류샤오보 등 정치범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서신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다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 민주화 운동 상징이었던 류샤오보는 지난 2017년 구금된 상태에서 간암으로 사망했다.

티베트 지역은 중국이 대만만큼 신경 쓰는 곳 중 하나다. 펠로시 의장은 티베트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티베트인 권리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어 중국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올림픽 유치도 꾸준히 반대해온 대표적인 인물이다.

 

2008년 중국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최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는 개막식에 참여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대중 매파 인사로 손꼽히는 펠로시 의장의 이러한 행보는 중국 입장에서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 보도가 이어지면서 중국은 군사적 조처까지 시사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