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병원 주석중 교수, 새벽까지 응급수술 후 집에 다녀오다 사망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가 병원 인근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서울 송파경찰서 등에 따르면 아산병원 주석중 흉부외과 교수는 전날 오후 1시 20분경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교차로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사망했다.

당시 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는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려 하고 있었으나 덤프트럭 운전자가 우회전을 하다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아산병원 주석중 교수가 새벽까지 대동맥 응급수술을 하다 잠깐 집에 다녀오는 길이었다는 점이다.
노환규 대한정맥통증학회 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주석중 교수가 새벽까지 대동맥 응급수술을 마친 후 잠깐 집에 다녀갔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나오는 길에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주석중 교수는 세브란스병원에서 흉부외과 전공의를 수료했으며, 1998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 근무를 시작했다. 200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의사 면허증을 취득하고 같은 해 하버드 의대 버밍엄 여성 병원 심장외과 임상 전임의를 거쳤다.
울산의대 흉부외과 교수이자 서울아산병원 심장 병원 대동맥 질환센터 소장이기도 한 주석중 교수는 환자들을 위해 병원 근처에 거주하며 24시간 대기했다.
이는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바로 수술실로 향하기 위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020년부터 대동맥 질환 전담팀을 꾸려 치료한 후 수술 성공률을 98%까지 높였다는 연구 성과도 발표하기도 했다.
주석중 교수 별세 소식에 의료계는 큰 슬픔에 빠졌다. 마지막까지 환자를 위해 수술을 하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난 동료를 추모했다.

과거 주석중 교수에게 치료를 받았다는 환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추모글을 올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라며 “지난 8일에 뵌 것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분이셨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하다. 명복을 빈다”라고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우리 아버지 수술해 주신 분”이라며 “많은 이들을 허망한 죽음에서 살려주시고 본인은 허망하게 가셨다”라고 고인을 추모 했다.
주 교수 유가족들은 오는 18일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른다. 아산병원 주석중 흉부외과 교수 발인은 2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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