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숨지자 ‘흰 천’으로 가리고 작업 지시한 제빵공장…비판 쇄도

숨진 직원 ‘선혈’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작업 지시 소름

지난 15일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홀로 작업하던 23살 여성이 소스 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SPC 계열사 SPL 제빵공장 측은 직원이 사망한 다음 날 배합실만 흰 천으로 가려놓고 직원들에게 작업을 계속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빵공장 측은 고용노동부가 혼합기 9개 가운데 안전장치가 없는 7대만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려 다른 기계로는 작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YTN 공개한 내부 사진을 보면 사고 현장인 배합실만 흰 천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옆에서 다른 직원들은 작업복을 입은 채 일을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방문했던 권영국 변호사는 “근무하는 직원분들이 사고를 알고 있고 대부분 현장을 목격했을 수 있는데 저렇게 하면 엄청난 트라우마가 있는 상태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서명을 내고 “사고 이후 고용부는 방호장치가 없는 혼합기만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려서 동료 노동자들은 죽은 노동자의 선혈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뒤늦게야 나머지 2대 혼합기에 대한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사고가 발생한 3층 전체의 공정 중지도 권고한 고용부의 감독행정은 안이하고 부실하기 그지없다”라고 비판했다.

동료 직원들도 현장 안전에 문제가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제빵공장 소스 혼합기 작업을 보통 혼자서 맡아 했기에 사고에 취약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전교육도 일과시간 이전에 무급으로 진행하다가 직원들이 항의하자 아예 교육을 없애 버린 뒤 가짜 교육 확인서에 서명만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SPC 측은 “2인 1조로 근무하려 노력했고 안전교육도 매달 2시간씩 따로 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안전 관련 교육이 부실했던 정황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