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억 보이스피싱 당한 의사가 실제로 나눈 소름 돋는 카톡 대화 내용

3주간 협박 당해 41억 날린 의사

보이스피싱 단일 피해액으로 역대 최대

40대 의사가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에 속아 41억 원의 피해를 입은 사건이 발생했다. 보이스피싱 단일 사건 기준으로 역대 최대 피해액이다.

40대 의사 A씨는 지난 6월 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자신을 검사라고 소개한 보이스피싱 일당은 A씨 계좌가 조직 자금 세탁에 사용돼 현재 70건의 고소장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은 가짜 구속영상 문서 파일까지 보내며 “이미 구속영장이 나왔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 수사를 하고 협조를 잘 하면 약식 조사로 갈음하겠다’라며 으름장을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사실 확인을 위해 검찰청,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에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일제히 “계좌가 자금 세탁에 활용됐다”, “수사 대상 올랐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일당이 수사에 필요한 프로그램이라고 보낸 인터넷 링크를 클릭한 것이 화근이었다. 일당은 A씨가 협조를 약속하자 유인책으로 “보안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라며 링크를 보냈다.

피해자 휴대전화에 악성 앱이 설치돼 A씨가 금융감독원이나 경찰청, 검찰청 등에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이 중간에 전화를 가로채 각 기관의 직원인 척 A씨를 속였던 것이다.

 

실제로 A씨 휴대전화에도 금융감독원에 전화를 했던 것처럼 표시가 됐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사 A씨는 자신이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잔뜩 겁을 먹었고 이를 눈치챈 보이스피싱 일당은 본격적으로 사기를 쳤다.

이들은 “이미 구속영장까지 발부되어 있어 대출이 안 될 거다. 본인 명의가 범죄에 연루됐는지 확인해보는 차원에서 대출을 한번 받아 송금해보라”라고 말했다.

A씨는 이들이 시키는 대로 했고 보이스피싱 일당은 A씨 예금과 보험계좌도 노렸다. 이들은 “당신 계좌에 있는 돈이 전부 범죄자금이 아니냐. 우리가 직접 검증해봐야 한다’라는 식으로 속여 돈을 인출하도록 유도했다.

일당은 가상화폐를 구입해 돈을 송금하라고도 시켰다. A씨는 이러한 지시도 따랐고 경찰 조사 결과 약 3주 만에 41억 원의 거액을 뜯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국가 수사본부에 따르면 검찰·금감원 등 기관 사칭형 보이스피싱 비율이 지난해 21%에서 올해 37%까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일당이 첨단 기술을 이용해 속이기 때문에 직업이나 학력과는 무관하게 피해를 볼 수 있다”라면서 “수사기관은 현금을 요구하지 않고 영장이나 공문서를 소셜미디어로 보내지도 않는다”라며 주의를 당부했다.